카페 루핀에서 디저트와 음료를 맛있게 먹고 배가 너무 불러서 근처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루핀은 서귀포 송악산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그 근처에서 산책도 함께 하기 좋습니다.
사실 송악산은 제주도에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 중 하나인 만큼 주차할 곳도 없고 사람도 엄청 많아요.
저는 송악산 쪽 갈 때 섯알 오름을 올라 산책을 하고 하는데요.
섯알 오름 - https://place.map.kakao.com/25284265
섯알 오름에 올라 송악산 쪽 바다 전경을 보는 게 너무 아름답습니다.
가을에 가면 예쁜 갈대밭도 펼쳐지는 등, 오르기 어렵지도 않고 사람도 없지만 참 여유롭고 좋아 자주 가는 장소 중 한 곳입니다.
어느 날은 부부분들이 캠핑의자 나란히 놓고 앉아서 풍경 보면서 음료 한잔하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이 어찌나 좋아 보이던지..., 사람 많고 복잡한 송악산 바로 앞 오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여유로운 모습입니다.
일출명소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보통 송악산으로 가기 때문에 이곳은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소화 좀 시킬겸 갓길 주차를 한 후 섯알오름으로 올라갑니다.
섯알 오름은 제주올레길 10코스에 속해 있어, 길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언덕도 높지 않고 적당히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안쪽으로 구비구비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걷다보면 유적지 안내 표지판이 나오는데 4.3 유적지로 학살터였던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안쪽으로 걸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여기가 학살터였는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내용을 봤던 터라 그저 조용히 지나쳐 걸어갔습니다.
올레길 치고는 사람이 정말 없는 편이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만 가끔 지나가는 길입니다.
15분 정도 더 걷다 보니 논밭이 나오고 난데없이 유채꽃 밭이 나옵니다.
양쪽으로 유채꽃 밭이 펼쳐져 있어서 예쁘다고 한참을 봤는데 한쪽은 무밭이었던...
유채꽃이 덜폈다고 생각했는데 무들이 나란히 줄지어 콕콕 박혀있는데 너무 귀여웠습니다.
역사적인 슬픔이 있는 곳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영휘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채꽃이 만개를 했습니다~ 자연적인 건 아니고 누군가 잘 가꿔낸 모습입니다.
산방산 유채꽃 사진 찍는 곳은 유료인 데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항상 그냥 지나치곤 하는데 왠지 이 꽃들, 조만간 산방산 등 유료 유채꽃밭으로 옮겨져 심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게 아니라면 땅주인분이 낭만이 있는 분이실까요.
길을 걷다가 이렇게 만개한 넓은 유채꽃밭을 만난 건 처음이라 길가에서 조심히 사진 몇 장 찍고 갑니다.
그리고 반대쪽엔 무들이 너무 귀엽게 박혀 있습니다. 무 수확할 때가 한참 지난 거 같은 모습입니다.
유채꽃도 무도 만개한 밭을 지나 좀 더 걷다가 어느정도 소화가 된 것 같아 되돌아갑니다.
왕복 1시간 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제주도는 어디를 가도 자연풍경이 좋아서 그런지 걷는게 참 좋습니다.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숨겨진 장소를 경험하는 것은 더 좋아합니다. 서울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지내는지라 저는 사람 없는 여행지를 매우 선호합니다.
지도에 나오지 않던 갈대밭도 참 좋아했었는데, 아무도 개발하지 않은 드넓은 평지에 갈대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지 꽤 됐었는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해 질 녘 잠시 차를 세워두고 한참을 바라보곤 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풍력발전소 개발지로 지정되어 접근금지 표시가 있더라고요.
아쉬워서 펜스 밖에서 한참을 봤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된 건 아니었는지 갈대들도 그대로 있고, 풍력 발전기가 3개 정도 세워져 있던 모습이 갈대들과 참 잘 어울리기는 했습니다. 곧 사라질 테지만...
제주도는 앞으로도 종종 방문할 테니 또 새로운 장소를 탐색해 봐야겠습니다.